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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해커톤 멘토

2020 고려대학교 해커톤인 고카톤에 프론트엔드 멘토로 참여한 후기를 공유합니다.

#Etc


포스터

어쩌다보니 지난 1월 4일에 고려대학교 해커톤 행사인 고카톤에 프론트엔드 멘토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멘토 역할로 행사를 참여해보는 것은 처음이어서 내가 감히 누군가에게 조언을 줄 수 있는 입장인가? 라는 조바심 때문에 참여를 주저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심경의 변화(?)가 생겨서 참여를 결심하게 되었고, 지금은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처음으로 멘토로서 행사에 참여하게 된 경험, 그리고 후기에 대해서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이번 포스트를 통해 해커톤 또는 멘토링에 관심이 있거나 경험이 있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참석하게 된 계기

사실 11월 말 쯤에 개발자 글쓰기 모임인 글또에서 뵀던 분께 별도로 연락이 왔습니다. 내용은 내년 1월 토~일에 고려대에서 열리는 해커톤 행사를 주최하고 있는데, 행사에 프론트엔드 멘토로 참석해주면 감사하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처음에는 행사 주최자 분께 이런 초대를 받게 되어 무척 감사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생각할수록 내가 감히 누군가에게 조언을 줄 수 있는 입장인가? 라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매주 토요일마다 사이드 프로젝트 일정이 있기도 했고요. 그래서 생각을 좀 해보다가 완곡하게 거절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다가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지난 12월 말에 주최자 분께 다시 한 번 연락이 왔었습니다. 그때는 해커톤 때문은 아니고 그냥 안부 차 연락을 주셨었습니다.

근데 그때가 딱 연말 회고 시즌이다보니, 내년에 뭘 할 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면서 고민을 하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연락을 받은 덕분에 멘토로 초대주신 게 생각이 났는데, 그때는 일단은 뭐… 잘 되든 못 되든 한 번 경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참가해보겠다고 말씀을 드렸죠.

이미 저 말고도 다른 멘토분들이 먼저 참석해주셨기 때문에, 다른 멘토 일곱 분 정도가 계셨습니다. 아마 제가 제일 마지막으로 참석했던 것 같네요. 다른 멘토 분들 역시 각자 프론트엔드, 백엔드, 디자인, 클라이언트 등 특정 기술 스택을 갖추신 분들이셨는데 제가 그 중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니, 조금은 어깨가 무거워졌습니다.

멘토링 시작

포스터

해커톤은 1월 4일부터 5일까지 고려대학교 하나스퀘어에서 진행되었고, 올해는 16개 대학교에서 총 100여 명이 참석했다고 합니다. 멘토는 해커톤 풀타임동안 자리를 지키는 건 아니고, 1월 4일 점심부터 저녁까지 멘토링을 해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여기에서 멘토들의 역할은 크게 멘토존에서 질문 받아주고 도움 주기, 그리고 협업상 심사하기였습니다.

당일날 시간에 맞춰서 행사장에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참석한 사람이 꽤 많아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몇몇 멘토분들은 이미 와 계셨더군요. 근데 저 말고 다른 몇몇 멘토분들끼리는 일면식이 있는 것 같아서 좀 머쓱(^^;)하긴 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일부 멘토분들은 같이 연합동아리를 하면서 일면식이 있던 사이였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어쩌다보니 멘토존이 크게 프론트, 서버 이렇게 나뉘어져 있어서 저는 제 자리에 앉아있었습니다.

그때가 점심시간이어서 대충 점심을 먹고, 본격적으로 해커톤 참여자분들께 멘토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른 분들 차례가 지나고 제 차례가 와서 간단하게 저를 소개했습니다. 대충 무슨 일 하고 있고, 주말에 해커톤 하느라 고생이 많다… 대충 이런 식으로 얘기한 거 같습니다. 다른 분들은 그 틈새에 채용홍보까지 하시더군요.

그 후에는 멘토들끼리 명함을 주고 받으면서 인사를 좀 나눴습니다. 그 와중에 명함을 주고 받다가 제 블로그 글을 잘봤다고 알아봐주시는(?) 분이 계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둘러보기

포스터

그 후에는 본격적으로 협업상 평가를 위한 준비를 했습니다. 총 22개의 팀이 참여했는데, 주제가 미정으로 적혀 있거나 주제를 도중에 바꾼 팀이 있다보니… 결국 다른 멘토 세 분과 함께 전체적으로 한 번 팀을 훑어보러 다녔습니다. 그 중에서 괜찮은 아이디어를 갖고 온 팀들이 꽤 많았고, 실제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을만큼 퀄리티 있는 팀도 있더군요.

각 팀에 대한 질문은 주로 아이디어에 대한 소개, 협업 방식역할 분담 이 세 개에 대해 물어봤던 것 같습니다. 팀이 많다보니 한 번 싹 둘러보는 데에만 한 시간 반(…) 정도가 걸리더군요. 그래서 처음에는 엄청 꼼꼼하게 조언을 해줬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지치기도 해서 꼼꼼하게 도와주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처음에 멘토 소개 시간을 가질 때 바로 팀 소개 시간도 같이 가졌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담이지만, 많은 팀을 평가하려면 돌아다니면서 메모를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저희가 질문하다가 끄적거리는 걸 보고 참석자분들께서 뭔가 긴장하시는 게 느껴졌습니다. 부담을 주고 싶진 않았는데… (ㅠㅠ) 요거는 좀 죄송하더군요.

참석자들의 수준 또한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저희의 도움이 필요없을 정도로 잘 하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아직 Git 같은 형상 관리 도구를 사용할 줄 몰라서 파일을 직접 주고받는다거나, 로컬 서버(http://localhost/...)로 프론트엔드 개발을 하는 대신 파일을 직접 열어서(file://...) 수정하는 것처럼 아직까지 초보적인 접근방식을 사용하시는 주니어 팀도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해당 아이템으로 함께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만큼 조직력 있었던 팀이 있는 반면, 대회 도중에 개발적인 어려움으로 주제를 바꾸는 팀도 있었습니다.

근데 저는 실력과는 상관없이 주니어들이 이런 행사에 팀을 꾸려서 나온 것 자체가 되게 대단하고 기특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주니어였을 때 나는 잘 못하니까… 라는 생각으로 행사 참여에 소극적이었던 걸 생각해보면서 괜히 반성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평가하기

포스터 아… 나도 맥북 사야게따…

우선 해커톤 주제가 대학생의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였는데 사실상 자유주제다보니 미리 준비해 온 팀들이 꽤 있었습니다. 때문에 출발점이 다르다는 문제점이 있었죠. 즉, 0에서 100을 만든게 잘한걸까, 100에서 150을 만든 게 잘한걸까? 를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가 있었습니다. 물론 전자의 기준으로 평가를 하는 게 해커톤의 의의지만, 아무래도 아이디어의 독창성이나 완성도에 괜시리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협업이라는 게 정량적 수치로 평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어떤 걸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지가 애매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멘토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기도 하고, 협업 도구를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다시 한 번 행사장을 돌아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협업 도구로 노션을 잘 활용하고 있는 팀이 있길래, 그 팀에 가서 노션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소개를 부탁했습니다. 노션을 직접 살펴보니 거의 현업 프로젝트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관리를 잘 해놨더군요. 그래서 저는 그 팀에 표를 주었습니다.

느낀 점

포스터

요렇게 해서 점심부터 저녁까지 해커톤 멘토링을 했습니다. 누군가를 가르치고 평가한다는 역할이 처음이라 미숙하기도 했지만 재밌었습니다. 저에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다른 주니어들에게는 당연하지 않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하려고 으쌰으쌰 하는 모습들을 보니, 저에게도 긍정적인 자극이 되었습니다. 나중에 참석자분들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공유받았는데 다행히도 긍정적인 답변들이 많아서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외부 행사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멘토분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느낀 건데 다들 자기 PR이나 대외 활동을 저보다 열심히 하신 것 같았습니다. 올해는 가능하면 이런저런 다양한 활동들을 시도해보려구요.

아무튼 새해부터 세상에 열심히 사는 분들이 참 많구나… 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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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종윤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입니다. 온라인에서는 재그지그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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