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Manifesto

제 블로그에 담고자 하는 글쓰기 원칙을 소개합니다.

제작 동기

왜 이러한 문서를 만들었나요

`더 가치있는 글을 작성하기 위한 목표`를 명시적으로 설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저는 2018년부터 지금까지 기술 블로그를 운영 중입니다. 블로그를 만든 이유는 개발자로 취업을 하고 나서부터 경험한 지식들을 글로써 정리하고자 하는 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운영 초반에는 글쓰기에 대한 노하우도 부족했고 방문자도 많지 않다보니, 글을 쓰는 것이 마치 벽에 대고 소리를 지르는 것처럼 공허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글을 쓰는 이유와 목적, 즉 당위성에 대한 고민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고민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글쓰기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가 무엇이며, 어떤 글을 쓰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고민했고, 이것을 포스트로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고민 덕분에 저는 더 가치있는 글을 작성하기 위한 동기 부여를 얻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러한 원칙들을 좀 더 다듬어 공개적인 형태의 매니페스토로 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본 문서를 제작했습니다.

애자일 매니페스토(Agile Manifesto)가 소프트웨어 공학에서 널리 인정받는 원칙인 것처럼, 누군가에게도 이 매니페스토가 기술 글쓰기의 원칙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그 내용을 공개합니다.

기술 글쓰기의 핵심은

기술에 대한 나의 접근 방식을 표현하는 것

인터넷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지식을
나만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하여, 나만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것

책이나 강의에서 본 내용을 요약해 글을 쓴다면, 이것도 기술 글쓰기라고 할 수 있을까요? 허나 그런 글은 굳이 내가 아니더라도 쓸 수 있는 글입니다. 그것보다 특별한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오랜 고민 끝에 깨달은 정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인터넷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지식을 나만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하여, 나만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것`.

즉, 기술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나만의 방식으로 정리한 이야기가 더 가치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글을 콘텐츠라고 부르며, 콘텐츠가 쌓인다면 이것이 곧 개인 브랜딩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부터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세운 저만의 기술 글쓰기 원칙 4가지를 소개합니다.

매니페스토

나의 기술 글쓰기 4원칙

읽기 쉬운 글을 씁니다

글이 읽기 쉽다는 것은 글의 구조가 명확하게 잡혀 있고, 글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독자가 기승전결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읽기 쉬운 글은 그 자체를 소리 내어 읽는 것만으로도 마치 하나의 완성된 발표를 듣는 듯한 느낌을 주어야 합니다.

친절한 글을 씁니다

만약 내가 쓴 글이 하나의 제품이라고 생각한다면, 독자는 제 고객과도 같습니다.

따라서 독자를 대하는 태도는 항상 친절하고 공손해야 하며, 독자마다 다를 수 있는 배경 지식을 충분히 고려하여 글을 써야 합니다.

재미있는 글을 씁니다

글은 결국 사람이 읽습니다. 장황하거나 지루한 글은 독자에게 쉽게 잊혀집니다.

정보와 재미가 적절하게 균형을 갖춘 글은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줄 수 있으므로 오래동안 기억에 남을 수 있습니다.

겸손한 글을 씁니다

누구에게나 주니어인 시절이 있었기에,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함을 추구하여야 합니다.

글에 대한 피드백은 열린 태도로 수용하고, 독자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표현은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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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읽기 쉽다는 것은

그 자체가 하나의 발표 대본이라는 것

읽기 쉬운 글은 서론과 본론, 결론의 구조가 명확합니다. 글의 주제와 대상 독자, 요약, 기대할 수 있는 바 등은 초반부에 언급하여 독자가 글의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돕습니다.

또한 전체적인 글의 흐름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이를 위해서는 연속되는 문단이나 문장 간의 분위기 전환이 매끄럽도록 특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인과, 반전, 강조, 병렬, 예시 등의 관계에 맞추어 적절한 문장 구조를 잡습니다.

문장 구조에도 디테일한 부분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문장이 너무 길지는 않은지, 한 호흡에 읽을 수 있는지, 맞춤법을 잘 지켰는지, 용어가 혼용되어 일관성을 해치지 않는지 등을 파악합니다.

그래서 저는 글을 쓸 때 마치 발표 대본을 준비한다고 생각하며 글을 씁니다. 즉, 읽기 쉬운 글은 그 자체를 소리 내어 읽는 것만으로도 완성된 발표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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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친절하다는 것은

글을 하나의 제품으로, 독자를 하나의 고객으로

많은 IT 회사와 개발자들은 사용자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합니다. 좋은 사용자 경험은 그들의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동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글이 하나의 제품라고 가정해봅시다. 내가 작성한 글이 누군가에게 읽힌다면, 무엇보다도 `시간을 내서 나의 글을 읽어주는 독자의 경험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을 쓰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글의 어조를 친절하고 공손하게 유지하며, 배경 지식이 부족한 독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상세하게 설명을 작성합니다. 무엇보다도 누군가에게 설명하듯이 개념을 정리하는 행위가 꽤 훌륭한 학습 방법인 것은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독자의 입장을 배려하는 글쓰기는 적극적인 피드백과 재방문을 유도합니다. 이러한 반응들을 연료 삼아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한 원동력으로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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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재미있다는 것은

일회성으로 소비되기보다는 오래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일회성으로 정보를 얻고 잊혀지는 글이 아닌, 오랫동안 꾸준하게 사랑받는 글이 되기 위해서는 한 번 읽는 것만으로도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어야 합니다.

깊은 인상을 남기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이 바로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비유와 묘사, 유머를 글 속의 정보와 적절히 섞어 작성하는 것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시시콜콜한 농담에서부터 아예 작정하고 독특한 콘셉트를 맞춘 글을 쓰는 이유가 바로 그러합니다.

재미는 독자의 몰입과 이해를 돕고, 글의 분위기를 유쾌하게 유지시키는 요소입니다. 이러한 경험은 독자에게 긍정적인 인식으로 각인되기 때문에, 혹여나 독자가 특정 키워드를 듣기만 해도 내가 작성한 글이 바로 떠오르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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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겸손하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주니어인 시절이 있었기에

우리는 모두 한 때 주니어였습니다. 내가 당연하게 알고 있는 지식들이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잊지 않아야 하며, 겸손함을 유지해야 합니다.

겸손함이 없는 기술적 우위는 거만함, 우쭐거림, 냉소적 태도로 이어집니다. 독자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인식됩니다.

내가 특정 기술을 글로 정리할 지식이 있다는 것은 내가 똑똑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단지 다른 사람보다 내가 먼저 배웠고 먼저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서는 나도 초심자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글에 대한 피드백은 열린 태도로 수용합니다. 모든 피드백을 수용할 필요는 없지만, 나의 설명이 부족하거나 오해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 있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봅니다.

한계와 의의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

애자일 매니페스토가 현실적으로 다짐하기 어려울 때가 있는 것처럼, 본 매니페스토를 항상 명심한다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마감에 쫓겨 글을 쓰거나, 좋아하지 않는 주제로 글을 쓸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사실 저도 제가 여태껏 작성한 글들이 위 원칙을 모두 만족한다고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원칙을 세운 것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우선 글을 발행하기 전, 퇴고의 기준이 됩니다. 또한 여태껏 작성한 글들을 살펴보면서 일관된 가치가 전해지고 있는지를 독자 관점에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개발 생태계에 기여한다는 목적과 사명감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유닉스를 개발한 벨 연구소의 연구자들 역시 그 누구보다도 글쓰기를 진지하게 대했고, 글을 공들여 썼으며,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을 읽고 훌륭한 비평을 제시했다고 합니다. 저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행동인, 블로그에 글을 쓰는 행위에서부터 이 다짐을 지키고자 합니다. 지금은 단순히 개인 수준의 다짐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큰 파동으로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지구

포스트를 넘어 콘텐츠로,

독자에게 진심을 전하는 콘텐츠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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