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
에세이 •  • 읽는데 19분 소요

주니어 개발자로 다시 회귀한 2022년 회고

올해 있었던 사건들과 작성한 글을 되돌아보며 내년의 목표를 새롭게 다짐해봅니다.

#Retrospect


2022년도 어느덧 12월이 되었습니다.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회고 글을 썼으니, 어느덧 벌써 네 번째 연간 회고네요. 20대 후반이 될수록 시간이 더 빨리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은 저만 그런 거 아니죠…?

여태까지의 회고 글 작성 경험에 따르면 글 작성에 생각보다 시간이 꽤 많이 걸리더라구요. 참고로 완성시키기까지 제일 오래 걸렸던 회고는 일주일에 걸쳐 썼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올해 회고 글은 서둘러 작성해보고자 합니다.

회귀물 진짜 주니어 개발자로 회귀

이번 연도 회고의 제목은 주니어 개발자로의 회귀 라고 지었습니다. 요즘 웹툰이랑 웹소설 등에서 회귀물이 그렇게 많다고 하던데, 저도 커리어 상으로는 진짜 회귀(…) 해버렸습니다.

사실 입사 전까지는 딱히 이벤트가 없기도 했고, 신입 공채로 새롭게 커리어를 시작한 게 아마 올해의 가장 큰 이벤트가 아닐까 싶더라구요. 물론 회사에서 인정하는 오피셜한 경력이 그렇다는 것이지, 업무 외적으로도 더 나은 개발자가 되기 위한 고민은 항상 하고 있는 중입니다. 😅

이번 포스트에서는 올해 세웠던 목표를 얼마나 잘 달성했는지를 먼저 살펴보고, 올해 있었던 사건들과 함께 작성했던 포스트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새해의 목표를 세워보는 순서로 포스트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2021년에 세웠던 목표

우선 작년 회고글에서 세웠던 목표들을 다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블로그 Jekyll에서 Gatsby로 마이그레이션 하기

점수: ⭐⭐⭐⭐⭐

비행기 Gatsby행 비행기 착륙 성공

2년 전부터 계획만 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달성해서 5점을 주었습니다. 사실 게으름 및 취준으로 인해 계속 미루고 있던 목표였거든요.

그래서 시간이 비교적 여유로운 올해에는 무조건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1월이 되자마자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마이그레이션까지 성공했습니다. 지금 보고 계시는 블로그가 Gatsby로 만든 블로그입니다. 😎

입사 전까지 사람들 많이 만나기

점수: ⭐⭐⭐

하필 올해 초에는 코로나가 너무 심해져서 사람들과 만나기가 힘들었는데, 그래도 방역이 좀 풀린 이후에는 여기저기 싸돌아다녀서(?) 3점을 주었습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보니 오랜만에 고등학교﹒대학교 친구와 선후배, 전 직장 동료 분들도 많이 뵀고, 글또 같은 개발 커뮤니티에서도 많은 분들을 새로 만났네요.

운동이나 요리 등 다른 취미 찾아보기

점수: ⭐⭐

흠… 이건 별 진전이 없었습니다. 놀 때도 좀 무계획적으로 놀다 보니 뭔가 맨날 하던 것만 하는 감이 없지 않아 있네요. 대신 취미로 연주하던 기타를 더 잘 치게 됐고, 작년에 비해 산책도 많이 해서 일일 평균 걸음 수를 많이 늘리긴 했습니다.

내년에는 좀 더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봐야겠습니다. 특히 건강 관리는 꼭…!

후회없이 졸업하기

점수: ⭐⭐⭐⭐⭐

졸업 학사모 이쁘기 던지기 생각보다 쉽지 않음;

올해 8월에 졸업을 했는데요, 작년 복학 이후 1년 동안은 정말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빡세게 공부했습니다. 그래서 취뽀를 미리 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막학기를 여유롭게 보냈을 뿐만 아니라 졸업까지도 잘 해서 5점을 주었습니다.

공부와는 별개로 학교의 관료적인 문화가 좀 지겹게 느껴지기도 해서 오히려 빨리 졸업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입사 후 원하는 조직에 배치되어 잘 적응하기

점수: ⭐⭐⭐⭐⭐

11 어떤 조직의 어떤 직무로 배정될지 모른다는 불안함이 엄청 컸다

저는 공채다 보니 입사 전까지는 조직과 직무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는데요, 다행히 원하던 프론트엔드 직무를 맡게 됐다는 점에서 5점을 주었습니다. 만약 프론트엔드 TO의 부족으로 백엔드나 안드로이드 같은 다른 직무를 맡게 됐더라면… 저 진짜 울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사실 조직은 1지망이 아니긴 했는데, 제가 도메인은 잘 안 가린다는 장점(?)이 있어서 별로 신경 쓰이지는 않았습니다. 여태껏 밟아본 커리어의 도메인을 살펴보면 VR, 패션, 반려동물 처럼 일관성이 없는데 전부 다 잘 적응했습니다. 오히려 다양한 도메인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 Apollo CIC에서 지식iN eXpert 서비스의 프론트엔드 개발을 맡고 있습니다. 조직에 들어온지는 4개월이 되었고, 지금은 수습 기간을 통과하여 실무를 조금씩 맛보는 중입니다.


2022년 타임라인

이렇게까지 해서 지난해에 세웠던 목표를 리뷰해봤고, 이번에는 2022년에 있었던 사건, 그리고 작성했던 글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올해는 회고글 포함 총 15개의 포스트를 작성했네요. 내용이 꽤 많기 때문에 스크롤 압박을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블로그 마이그레이션

dd 마이그레이션 이후 찍었던 라이트하우스 점수

올해 2월에는 연간 목표 중 하나였던 블로그 마이그레이션을 완료했고, 그 후기를 글로 작성했습니다.

마이그레이션에는 총 두 달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생각보다 좀 오래 걸린 편이죠? 기획과 디자인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했는데, 주된 이유는 익숙하지 않은 기술 스택을 이용해 바닥부터 환경을 구축해나갔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번 기회에 Gatsby를 사용하면서 React와 GraphQL에 대한 프로젝트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실무에서도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디자인과 기획에 대한 경험도 쌓을 수 있었는데, 정답이 정해진 게 아니다 보니 개발하는 것보다 더 어렵고 귀찮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레퍼런스를 찾아보는 것이 그랬는데, 새삼 다른 직군으로 일하시는 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들었습니다.

사실 연관된 글 추천 기능이나, 큐레이션, 이력서 페이지 제작 등 개선할 만한 항목들이 남아 있긴 한데, 아주 급한 건 아니어서 천천히 개선해 나가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차후에는 현재 테마를 다듬어 오픈소스로 공개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도서관 탐방

dd 너무 무계획으로 노는 거 같아서 책이라도 읽자 해서 읽음

3월과 4월에는 책을 좀 읽었습니다. 이번 연도에는 개발 관련 책을 세 권 읽었는데, 그중 두 권을 이때 읽었네요.

사실 이때 코로나가 한창 심해질 때라 누군가를 만나기가 엄청 어려웠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월에만 우리나라의 올해 3월 확진자만 거의 천만 명이 나왔을 때거든요…

그래서 주로 집에 있곤 했는데 너~무 무계획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서, ‘아 이건 좀…’ 싶더라구요. 그래서 집 앞 도서관에서 평소에 좀 관심 있던 주제의 책을 좀 빌려 읽었습니다. 막상 책을 읽으면 재미있고 유익한데, 행동으로 옮기는 게 항상 쉽지 않네요.

글또 7기와 운영진

대숲 컬리 사무실에서 열린 글또의 첫 번째 오프라인 컨퍼런스, 글또콘

5월 초부터는 글또 7기가 시작됐습니다. 3기부터 참여했으니 어느덧 다섯 번째 기수네요. 7기에서는 거의 200명에 가까운 인원이 모였고, 인원이 많아지다 보니 운영 상의 어려움이 있어서 이를 서포트하기 위한 운영진이 새로 생겼습니다.

저도 운영진에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제가 오랫동안 참여해왔던 커뮤니티다 보니 좀 더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이전 기수에서는 하지 못했던 커피챗, 컨퍼런스 등의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었어요.

저는 주로 시스템 자동화 부분을 담당했으며, 그 결과물로 구성원들이 사용할 대나무숲 슬랙 봇을 제작하고 운영해왔습니다. 다행히 기수 종료 때까지 문제없이 운영이 되었고 많은 분들이 이용해주셔서 뿌듯했습니다. 이 외에는 커뮤니티 운영을 위한 다양한 행사 진행을 도왔습니다.

확실히 운영진으로서의 책임감과 소속감을 많이 느낀 덕인지 이전 기수보다 모든 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글 제출 역시 한 번도 빠트리지 않았고, 커피챗도 많이 참여했으며 글또콘에서는 스태프로 활동했습니다. 비록 몸은 피곤했지만 얻어간 게 많은 만큼, 다음 기수에서도 운영진으로 활동하려고 합니다.

알고리즘 공부 회고

동공지진 나도 알고리즘이 약점일 때가 있었고, 그것을 극복하면서 느낀 점을 다른 사람에게도 공유하고자 했다

5월 말에는 알고리즘 공부를 하면서 느낀 점을 회고하며 글을 썼습니다.

저는 작년에 취업을 준비하면서 반년동안 빡세게 알고리즘 공부를 했는데, 공채 합격 이후부터는 사실 알고리즘 공부를 할 필요가 없어졌거든요. 그렇지만 공부를 하면서 느꼈던 점들이 있어서 그것을 총정리하는 느낌으로 적어봤습니다.

특히 예전에는 프론트엔드 개발자에게 알고리즘 공부가 필요한지에 대해서 저도 고민이 많았는데, 이 글을 쓰면서 제 생각을 더욱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필요할 때 하면 된다!’ 라는 심심한 결론으로 도달하긴 하지만, 결론까지 도달하는 과정을 글로 쓰는 것이 꽤 재밌었습니다.

슬랙 SEO 정리

요약 블로그 마이그레이션 이후 글 관련 OG 데이터가 잘 안 나오길래 찾아봤다

5월이 다 가기 전에 글을 하나 더 작성했습니다. 슬랙 SEO와 관련된 메타 태그 정보를 정리한 글입니다.

사실 Gatsby로 블로그 마이그레이션 한 이후, 슬랙에서의 링크 미리보기 정보가 잘 보이지 않았거든요. 이게 의아하게 느껴져서 찾아보니, 특정 메타 태그를 통해 슬랙 링크 미리보기에 나타나는 정보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제 글의 SEO 관련 정보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기존 API의 문제점 기존 History API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제안된 Navigation API

6월에는 마땅한 글감이 없어서, web.dev에서 아티클을 찾아보다가 Navigation API와 관련된 글을 발견해 이를 번역해보았습니다. 지금 다시 보니 올해 쓴 유일한 번역글이네요.

사실 번역글은 주제 선정에 대한 부담이 적고 글을 완성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도 짧아서 예전에는 종종 올리곤 했는데요, 글에 개인적인 생각을 담을 여지가 없다 보니 요즘은 예전만큼 자주 쓰진 않네요.

번역은 사실 번역기가 있다면 기계적으로도 쉽게 할 수 있는 작업이라서… 저는 차라리 원문을 읽고 내가 이해한 내용을 정리한 글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이 드네요.

ECMAScript 2022

ecma 올해 6월에 확정된 ECMAScript 2022, 이건 못 참지

7월 초에는 ECMAScript 2022 변경 사항을 정리한 글을 작성했습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이건 놓치면 안 되는 이슈라고 생각해서 이를 정리해보았습니다. 그러다 농담으로 든 생각이 마치 프론트엔드 사이버 렉카 같다…

원본 아티클을 그대로 번역만 한 게 아니라 그와 관련된 추가 정보를 더 찾아서 정리하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렸던 글이었습니다. 어떤 주제에 대해 글을 쓰다 보면 자꾸 깊게 파고 들어가는게 제 스타일이어서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 자주 발생하곤 해요.

하이퍼링크의 rel 속성

개노답 삼형제 갑자기 개노답 삼형제가 떠올라서 급하게 짤 만듦

그다음으로 작성했던 하이퍼링크 rel 속성 정리 글입니다. 사실 속성 자체가 간단한 내용이다 보니, 이전 글과 마찬가지로 해당 속성이 등장하게 된 도입 배경 등을 함께 정리하는 방식으로 글을 작성했습니다. 덕분에 저도 해당 속성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기술 글쓰기와 개인 브랜딩

메니페스토 매니페스토라는 거창한 이름(?)의 랜딩 페이지를 제작했다

7월 말에는 제가 글을 쓰면서 추구하는 가치들을 명시적인 매니페스토로 제작했고, 이를 만든 이유를 개인 브랜딩과 연결하여 후기 글도 작성했습니다.

저는 지난 5년 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80여 개의 글을 작성했습니다. 초창기에는 저도 글 쓰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짧고 단순한 글만 썼지만,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을 원동력 삼아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글쓰기에 쏟았죠.

그 덕분에 글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들을 수 었고, 이를 바탕으로 글쓰기에 대한 나름의 소신과 규칙,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다만 이것이 명시적으로 남아있지 않고 어렴풋하게 머릿속에만 남아있었기 때문에, 언젠가 이를 정리해보고픈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이를 매니페스토 형태로 정리해 보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죠.

사실 당연한 소리를 거창하게 한 거라 이게 의미가 있으려나 싶은 걱정도 들었습니다만, 내 글을 스스로 평가할 기준을 세웠다는 점에서 저는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랜딩 페이지도 적당히 있어 보이게(…) 만들어 두니까 다른 분들 반응도 괜찮았습니다.

제작 후기를 담은 글은 내가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한 글 이 주제였기 때문에 메타 인지를 향상시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유익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글이 대개 그렇듯, 정리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고 시간도 오래 걸렸습니다.

제주도 여행

요트 요트 탔는데 파도 높아서 진짜 토할 뻔

8월 초에는 휴가 시즌이어서 가족 및 친척과 함께 제주도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날씨가 매우 덥긴 했지만 2년 만의 제주도 방문이어서 알차게(?) 놀다 왔습니다. 사진은 서귀포 쪽에서 요트 투어를 한 건데… 이때 파도가 너무 높게 쳐서 진짜 죽다 살아났습니다. 아마 다시는 못 잊을 경험일 듯하네요. 😇

졸업

졸업 예대 보이는 길에서 한 컷

8월 말에는 드디어 졸업을 했습니다.

저는 15학번인데 휴학을 길게 한 탓에 졸업까지는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제 친구들 중에서는 제가 거의 마지막으로 졸업을 한 편이죠.

올해 입학한 후배님들과는 거의 7살이나 차이가 나는 바람에 저도 눈치가 많이 보이긴 했는데(…), 그래도 동아리 멘토링 같은 활동에 함께 참여하면서 안면이라도 트고 가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지난 학교 생활에 100% 만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가 맞닥뜨렸던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만큼은 다 하고 가는 것 같아서 후회는 없습니다. 만약 시간을 되돌려 다시 대학교에 입학한다고 해도 지금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구요. 딱 하나 아쉬운 게 있다면, 한 학기 정도는 과탑을 해보고 싶었는데… 그건 못했네요.

후… 이 때도 졸업 사진 찍는데 날씨가 매우 더워서 축하해주러 온 가족과 친척에게 죄송했던 기억이 나네요.

HTTP 역사 정리

HTTP 역사

9월 초에는 HTTP의 역사를 정리하는 글을 썼습니다.

글을 쓴 계기는 AWS의 CloudFront에서 HTTP/3를 지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문득 HTTP의 역사를 정리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취준하면서 지겹도록 외웠던 주제이기도 했는데, 주제가 떠오른 김에 다시 한번 정리해보았습니다.

1년만의 출근

첫 출근 사실 이날 퇴근하는데 태풍 힌남노 때문에 비가 엄청 많이 오는 바람에 저 종이 가방 다 찢어졌다,,ㅋ

9월 초에는 드디어(?) 출근을 하게 됐습니다. 여기에는 사실 유쾌하지 않은 해프닝이 있었는데요, 입사일 확정이 거의 세 달 동안 밀리는 바람에 그동안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했거든요. 입사 날짜가 8월 중순, 8월 말, 9월 초… 이렇게 계속 밀려서 좀 답답했던 기억이 나네요.

어쨌든 그렇게 시간이 흘러 9월이 되었고 입사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와… 오피스, 서비스 규모, 복지, 내부 시스템 등등 회사의 모든 면에서 압도되었습니다. 제가 여태껏 겪어온 모든 경험들이 사소하게 보일만큼 거대했어요. 왜 대기업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하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회사가 아니라 마치 하나의 사회를 보는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사내 생활은 주로 조직 하위의 팀 단위로 움직이는 것 같았습니다.

팀 적응을 위한 온보딩 프로젝트는 할 만했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혼란을 겪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일 것 같네요.

물론 이전에 스타트업에서 일한 경험이 도움이 되긴 했지만 이것이 때로는 적응에 방해가 되기도 했었고, 업무와 관련된 히스토리가 깊고 복잡하다 보니 파악하는 과정이 어렵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핑프가 되어 하나부터 열까지 물어보기’ vs ‘혼자 다 해결해보려다가 마감일 넘기기’ 같은 밸런스 게임을 마음 속으로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네요. 아무것도 모르는 신규 입사자에게는 어려운, 가슴이 웅장해지는 선택의 연속이었습니다.

지금은 다행히 수습 기간을 통과해 실무를 조금씩 맛보고 있는 중이긴 합니다만, 이렇게 신규 입사자가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분석을 하는 글을 나중에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튼 현재까지 회사는 만족하면서 다니는 중입니다.

JavaScript Date

Date

9월 초에 회사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쓴 글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호기심의 꼬투리(?)를 잡아서 깊게 파고 들어가는 글이 재미있더라구요.

일반적으로 JavaScript에서 날짜 관련 처리를 할 때 라이브러리를 많이 쓰곤 하는데 문득 JavaScript의 Date 객체만으로는 이것을 왜 처리하기 힘든지에 대한 호기심이 들어 깊게 파고 들어간 글입니다.

세종도서 학술부문 선정

세종도서 진짜 뜬금(?)없이 연락이 왔지만 행복

9월 말에 갑작스럽게 출판사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작년에 집필했던 제 책이 올해의 세종도서 학술부문 도서 400종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소식을 처음 전해 들었을 때는 음? 뭐지? 라는 생각이 들만큼 갑작스러운 소식이었는데 찾아보니 진짜였습니다.

여기에 선정되는 것 자체가 전문가의 검증을 거쳤다는 뜻이기도 하고 정부 지원을 받아 전국의 공공 도서관에 보급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덕분에 생각지도 못한 2쇄를 찍게 되어서 매우 기뻤습니다. 그래서 회사의 팀원들에게도 이 소식을 공유하고 커피도 한 턱 쐈습니다.

FEConf 2022

FEConf FEConf 실제로는 처음 가봤는데 사람이 매우매우매우 많아서 기 빨렸다

10월 초에는 FEConf 2022가 잠실에서 열렸길래 참석했습니다. 사실 티켓팅은 못 했는데 지인의 지인이 오거나이저이신 덕분에 여분의 티켓을 받아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K-인맥(?)의 중요함을 이렇게 또 새삼 느낍니다…

행사 자체는 꽤 유익하고 재밌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디자인 시스템, PSD 라이브러리 개발기, 텍스트 에디터 개발기, 상태 관리와 TDD 세션을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마침 전에 다녔던 회사가 후원사였는데, 현장 부스에서 예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 분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다른 직장 동료들이나 유명인들, 지인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오랜만의 오프라인 행사라서 그런가 사람이 정말 많더라구요. 가끔 저를 먼저 알아봐 주시는 분도 계셨는데 엄청 시끄럽고 복잡하다 보니 정신이 없어서 제가 인사를 제대로 못 드린 분도 있었습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는데 죄송했습니다. 😭

모교 강연

1 비대면 발표 당시

FEConf 2022 다녀온 날 저녁에는 개발자로서 모교 후배를 대상으로 첫 강연을 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졸업을 한 덕에 후배와 연락이 닿아서 강연을 요청받았는데요, 평소에도 개발자로서 발표에 대한 갈증이 있었기에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강연을 듣는 입장이었는데 강연을 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그러다 보니 강연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을 적어봤습니다.

사내 스터디

표지 책 다 읽은 김에 쓴 서평

11월에는 사내 스터디를 통해 읽은 책 『프로그래머의 뇌』 의 서평을 작성했습니다.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깊고 많아서 요약과 감상 위주로 적었는데, 올해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센세이셔널한 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치 블랙박스처럼 동작했던 나의 뇌 속 모델을 이해하는 과정이 매우 유익했기 때문에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3년만의 해외 여행

오키나와 치넨 미사키 공원과 탁 트인 산호초 바다

12월에는 친구들과 오키나와로 해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19년도에 삿포로에 다녀온 것을 마지막으로 3년 만의 해외여행이었는데 그 덕에 감회가 새롭더군요. 당시 1년에 한 번 정도는 해외여행을 다녀보고 싶다고 다짐했었는데, 그 다짐을 이루기까지 참 많은 시간이 걸렸네요.

은근히 빡센 일정 때문에 몸은 피곤했지만 이국적인 분위기를 경험한 것만으로 리프레시가 되어 만족스러운 여행이었습니다. 오키나와는 아열대 기후다 보니 12월에도 반팔을 입고 다녀야 했는데, 뜨거운 날씨 아래에서 바라보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또 새롭더라구요.

올해를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여유를 되찾은 한 해

뭐 어때 듬성듬성한 잔디가 됐지만 아무렴 어때

일단 회사에 입사한 9월 전까지 여유를 원 없이 즐겼습니다. 행복에 겨운 소리 같지만 올해 중순부터는 노는 게 지겨워서(…) 빨리 회사를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리프레시 하나만큼은 알차게 챙긴 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병특을 2018년에 시작한 이래로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오기만 했거든요. 나의 능력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커리어에 대한 고민까지, 스스로를 끊임없이 채찍질하는 방식으로 저를 성장시켜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룬 성과는 많았지만 불안감과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번아웃이 씨게 온 적도 있었죠.

그래서 올해 상반기는 정말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날이 꽤 많았습니다. 물론 외주나 사이드 프로젝트 등으로 개발도 했고, 글도 좀 쓰긴 했는데요. 예전보다 의무감을 덜어내고 취미로써 하다 보니 훨씬 부담이 적었던 것 같습니다. 듬성듬성한 깃허브 잔디가 이를 증명하듯, 진짜로 제가 하고 싶을 때만 했어요.

덕분에 입사할 때도 의욕과 에너지를 풀 충전한 상태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내 인생에서 앞으로 이렇게 걱정 없이 길게 놀 수 있는 시간이 다시 찾아오긴 할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새해 목표 다짐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1인분 하는 사회인이 되자

우선은 회사에서 1인분을 하는 목표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수습 기간이라는 허들은 넘었지만 아직 모르는 것이 사실 너무 많아요. 다만 제가 경력이 하나도 없는 완전 쌩신입은 아닌 만큼 평범한 신입 이상을 해내고 싶다는 욕심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자기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들었습니다. 사실 여태까지는 기술적인 성장만 좇았다고 생각하는데, 이제는 심리적인 여유가 생긴만큼 일상에서도 성숙하고 어른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세부적인 목표는 좀 더 고민해봐야겠지만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이 정해봤습니다.

  • 회사에서 1인분의 몫 하기
  • 좋은 관계 유지하기
  • 건강 관리하기
  • 해외여행 가기
  •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이 포스트가 유익하셨다면?




프로필 사진

👨‍💻 정종윤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입니다. 온라인에서는 재그지그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Copyright © 2024, All right reserved.

Built with Gats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