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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제로부터 시작하는 2023년 회고

올해 있었던 사건들과 작성한 글을 되돌아보며 내년의 목표를 새롭게 다짐해봅니다.

#Retrospect


12월입니다. 회고의 시즌이 돌아왔다는 걸 의미하죠.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블로그에 회고를 썼으니, 2023년 회고는 다섯 번째 회고글입니다.

새로운 창조 새로운 창조

올해 회고의 콘셉트는 Re:제로부터 시작하는 이라고 지었습니다. 그 라노벨을 사실 본 적은 없는데 이름을 하도 많이 들어봐서(…) 그냥 써먹어봤습니다. 왜냐하면 올해에 말 그대로 제로부터 모든 것을 새로 시작 하게 되는 사건이 있었거든요. 여기에 대한 이야기는 이따가 더 자세히 얘기해 보는 걸로 하겠습니다.

이번 연도 회고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목표 달성률을 평가하고, 올해 있었던 사건들을 살펴보며, 마지막으로는 새해 목표를 세워보는 순서로 포스트를 작성해 보겠습니다. 다섯 번째 회고다 보니, 이제는 이렇게 회고 템플릿이 머릿속에 잡힌 게 나름 편리하네요.

2022년에 세웠던 목표

우선 작년 회고글에서 세웠던 목표들을 다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회사에서 1인분의 몫 하기

점수: ⭐⭐⭐⭐

수치화하기엔 애매하지만 그래도 평타는 쳤다고 생각해서 4점을 줬습니다. 1점을 깎은 이유는 쪼금 더 성실하고 부지런한 태도로 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한 자기반성…? 의 몫입니다.

참고로 올해 회사에서 한 일을 정리해 보니 다음과 같았는데요.

  • 동영상 플레이어 전환 작업
  • 새로운 팀 빌딩 및 그라운드 룰 정의
  • Next.js 앱 라우터 연구와 사내 발표
  • 텍스트 에디터 라이브러리 개발

업무 별 중요도와 상관없이 맡은 업무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한 덕분에 모든 태스크를 다행히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각 항목마다 나름의 성과도 얻어낼 수 있었다는 점은 만족스러운 것 같습니다. 근데 뭐 회사 일이라면 당연히 해야지…

그리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에 뛰어들다 보니, 제 업무 스타일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크게 체감했던 장점과 단점이 있었는데요, 저는 문제 해결에 대한 창의적인 접근인내심 및 근성은 뛰어나지만 스피드한 일처리IT 인프라에 대한 이해도에서 아직 모자란 부분이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물론 모든 면에서 완벽한 개발자가 되기는 어렵겠지만 이런 생각이 들다 보니, 이것을 기반으로 앞으로의 성장 계획과 목표를 설정할 수 있을 것 같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건강 관리와 취미 생활

점수: ⭐⭐⭐⭐

운동 회사 동료분들과도 함께 헬스장 다녀왔다

올해 5월부터 인생 처음으로 운동다운 운동을 시작해서 4점을 줬습니다. 1점을 깎은 이유는 5월까지 미루고 미루다가 시작한 게 아쉬워서… 😅

몸이 예전 같지 않다 보니 뭔가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실행에 옮기기까지는 사실 많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올해 초부터 갈까 했는데 어영부영 미루다가 5월이 됐는데요, 마침 5월 1일이 근로자의 날이라 쉬는 날이길래 ‘에라 모르겠다’ 하고 큰맘 먹고 PT샵 가서 등록을 했습니다.

원래 체력이 좀 저질이라 처음 목표를 세울 때 ‘적어도 남들 하는 만큼은 하자’ 었는데 증량이랑 근성장도 평균 정도까지 맞추긴 해서 결론적으로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기초 체력이 거의 없어서 빈 바벨 들 때도 갓 낳은 송아지 마냥 부들부들거렸는데, 운동하면서 체형도 좀 잡히고 체력도 조금씩 늘어나는 게 느껴지는 게 뿌듯했습니다.

제 평소 성격이 워낙 무던하고 인내심이 강한 성격이라서 그런지 헬스의 노잼 특성도 그냥저냥 견딜만 하더라구요. 그래서 아직까지도 꾸준히 헬스는 다니고 있습니다.

기타 7월 이태원에서 열린 글또 운영진 회의 때인데 루프탑이라 낭만이 넘쳤다

취미 활동은 새로운 걸 찾진 않았는데, 평소에 좋아하던 기타를 좀 더 열심히 연주했습니다. 별로 잘 치진 못 하지만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 기타 연주용 인스타 계정도 팠고, 7월에는 루프탑에서 연주도 해보았습니다. 기타를 오래 치긴 했지만 사실 남들 앞에서 기타를 연주해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해외여행 가기

점수: ⭐

해외여행을 못(안) 갔습니다. 내년엔 꼭 가겠습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점수: ⭐⭐

작년에 생산성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이런 목표를 세웠는데, 시간이 가면서 흐지부지 되는 바람에 2점을 줬습니다.

그래서 올해 초에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론과 도구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아보았습니다. 오랜만에 뽀모도로 방법론도 다시 써보고, 일상적으로 마이루틴 앱도 써보고, 생산성 관련 뉴스레터도 구독해 보는 등 제 삶을 루틴화 하고 효율적으로 쓰려고 노력을 했는데요. 나중에 가니까 귀찮아져서 잘 안 챙기더라구요(…).

요즘은 정보의 과부하도파민 중독 에 대해서 경각심을 갖고 있습니다. 수십 개씩 쌓여있는 푸시 알람들, 그리고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제 모습을 볼 때마다 ‘아 이거 좀 과한데…’ 싶은 생각이 종종 들곤 하더라구요.

쏟아지는 정보와 도파민 속에서 생산성과 집중력을 예전보다 많이 잃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생산성과 시간 효율성에 대한 목표는 내년에 좀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봐야겠습니다.

2023년 타임라인

이번에는 올해 있었던 사건과 작성한 글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올해는 회고글 포함 총 13개의 포스트를 작성했네요.

대나무숲 마이그레이션

야무지게 야무지게 1월 1일부터 코딩 조지기

올해의 시작은 야무지게 코딩과 함께 했습니다.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사이드 프로젝트인 슬랙 대나무숲 앱을 서버리스 아키텍처로 마이그레이션 하는 작업을 진행했거든요.

작년 8월 기존에 슬랙 앱을 호스팅 하던 플랫폼 Heroku가 무료 플랜을 종료한다고 발표했어가지고, 글또 8기가 시작하기 전인 1월 말까지 마이그레이션을 끝내고 싶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AWS, GCP, Azure 등 여러 플랫폼들을 비교해 보았는데요, 그나마 AWS가 다른 플랫폼에 비해 익숙하기도 했고 무료 티어도 있어서 AWS로 선택을 했습니다. AWS Lambda와 Serverless 프레임워크를 후다닥 공부해 마이그레이션을 진행했고, 해당 포스트에서는 그 경험을 작성하였습니다.

이 포스트를 꼼꼼하게 적어두어서 다행이었던 게, 저 역시도 까먹은 게 있을 때마다 작성한 포스트를 다시 보면서 기억을 상기해 낸 적이 많았거든요. 지금 보더라도 나름 잘 작성해 둔 기술 포스트로 평가합니다.

글또 8기와 운영진 활동

글또 8기

1월부터 8월까지는 글또 8기에 참여하였고 이전 기수에 이어 운영진을 다시 하게 됐습니다. 참석 인원이 180명에서 340명으로 스케일이 훅 커졌고, 운영진도 9명에서 2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저는 8기에 참여하면서 총 10회의 글을 제출했고, 커피챗도 3번 이상 참여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규모가 커지다 보니 사실 ‘이전만큼 잘할 수 있을까…?’ 에 대한 고민도 있었지만, 오히려 운영진 규모가 커진 덕분에 이전까지 못 해본 다양한 경험(커피챗, 직군 별 컨퍼런스, 큐레이션 등)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340명에 달하는 많은 사람들을 따뜻하게 대해주시면서도 의견을 조율해 주시고 글또의 방향성을 잘 잡아주시는 성윤님이 문득 새삼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담당한 운영진 활동은 슬랙 봇을 이용한 자동화 작업SEO 가이드 작성을 진행했는데, 나중에 돌이켜보니 다른 운영진 분들에 비해 너무 정적인 활동 위주로 했다고 느껴서 개인적으로는 약간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9기 때는 더 사람들과 자주 만날 수 있는 활동을 하겠다고 다짐을 했죠.

이사

이사 포장 이사 안 하니까… 너무 힘들었다…

2월에는 이사를 했습니다. 2년 만에 하는 이사지만… 이사는 할 때마다 너무 힘듭니다.

집 계약이 올해 2월까지여서, 1월이 되자마자 이사할 곳을 찾아보았습니다. 저는 직주근접이 1순위라 회사 근처에 집을 알아봤는데요, 가격이 저렴하진 않았지만 회사까지 걸어서 10분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어서 계약을 했습니다.

다만 준비 과정이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이사 날짜 조율하고, 계약서 쓰고, 대출 상담받고, 이사 업체 예약하고, 전날에 짐 정리하고, 당일에 억 단위의 보증금이 왔다 갔다 하고, 이사 후에도 청고하고 전입 신고하고 전세보증보험 들고 등등… 신경 쓸 게 워낙 많다 보니 몸도 마음도 지치게 되더라구요.

일단은 내후년까지는 여기서 살 텐데 나중에 또 집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게 어지간히 귀찮을 것 같네요.

홈오피스 홈 오피스 꾸미기

그래도 이사 후에는 출근이 쉬워졌고 덕분에 회사의 인프라와 복지를 잘 누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홈 오피스 꾸미는 데에도 관심이 생겨서 이것저것 고오급 장비를 구매했습니다.

코드 리뷰

1 평소 갖고 있었던 생각을 글로 정리했는데 반응이 꽤 괜찮았다

2월에 작성한 코드 리뷰의 참여 태도 관련 포스트입니다.

코드 리뷰라는 행위 자체가 마치 칼과 방패를 들고 싸우는 검투사 같다는 망상(?)은 예전부터 하고 있었는데, 그 소재를 좀 더 다듬어서 많은 분들이 공감하기 쉽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제목은 뭘로 지을까 하다가 ‘야근은 스포츠다!’ 짤이 생각나서 아주 맛있는 제목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은 많은 회사에서 코드 리뷰를 개발 문화로 채택하고 있어서 그런지 많은 개발자 분들이 즐겁게 읽어주셨고 공감을 해주셨습니다. 채널톡에서 추천하는 월간 큐레이션에도 소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뿌듯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 포스트는 사실 ChatGPT의 도움을 받으며 블로그에 포스트를 작성한 첫 번째 케이스입니다. 글 제목이나 문장의 흐름, 예시 같은 것들이 괜찮은지 계속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받으며 작성했는데 생각보다 결과물이 괜찮더라구요. 그리고 해당 포스트의 백그라운드 이미지 역시 DALL-E를 이용해 AI로 생성해 보았습니다.

워케이션

춘천 건물에서 밖을 바라본 풍경

2월에 운 좋게 회사에서 진행하는 워케이션에 당첨되었습니다. 춘천에 있는 커넥트원이라는 독립된 장소에서 일주일 간 숙식을 제공받으며 일할 수 있습니다. 월별, 주별로 정해진 인원을 추첨하는데 어쩌다 보니 운 좋게 당첨이 됐습니다.

춘천이라는 색다른 장소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다는 것, 편안한 1인실 숙소도 제공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건물 구조가 독특해서 구석구석을 탐색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춘천 워케이션 중 제공되는 1인실

다만 당시에 회사 업무가 너~무 바빠가지고 여유 없이 일했던 점이 아쉬웠습니다. 배포일을 맞추느라 매일 새벽까지 일하기도 했고, 건물도 산 중턱에 있어서 시내로 나가기도 애매했습니다. 사실상 거의 갇혀있다시피(?) 했는데, 마치 제가 수능 출제 위원이 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바빴던 이유는 바로…

동영상 플레이어 전환 작업

요약 이 한 장 짜리 요약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가

3월까지 동영상 플레이어 전환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동영상 플레이어 라이브러리를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는 것이긴 한데, 이 과정에서 DRM(Digital Rights Management) 이라는 기술을 처음 접하게 되어서 관련 지식을 정리하면서 작성한 포스트입니다. 당시 담당했던 서비스에서는 유료 강의 콘텐츠를 제공했었는데요, 이 콘텐츠를 웹에서 재생하기 위해서는 DRM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낯선 개발 용어가 너무 많이 튀어나와서 이해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는데, 다행히 어떤 외국 개발자분이 발표한 유튜브 영상을 보고 대략적인 글의 구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발표 내용에서 등장하는 개념들을 하나씩 공부해 가며 글을 쓰려다 보니, 글을 완성하기까지 엄청나게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었습니다. 순수한 작성 시간만 거의 30시간 이상은 쓴 것 같네요. 그래서인지 올해 작성한 포스트 중 가장 애착이 가는 포스트입니다.

이 글은 제목도 잘 지었다고 생각하는데, 글 제목에 DRM이라는 직접적인 기술 이름을 쓰기보다는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OTT 제품 속에 숨겨진 기술을 알아 보자!’ 라는 느낌으로 지어서 클릭을 잘 유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요즘IT에도 기고했는데 조회수가 2.5만까지 달성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습니다.

DEVIEW

ㅇㅇ 업무시간 인정받고 다녀올 수 있었다. 압도적 감사…!

올해는 총 두 번의 컨퍼런스를 참석했는데요, 그중 첫 번째가 2월 말에 진행한 데뷰 2023입니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거라 티켓팅을 안 해도 되고, 업무 시간도 인정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이번 키노트에서는 확실히 AI가 중요하다 라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HyperCLOVA X를 기반으로 한 여러 제품 라인업이 공개가 됐는데요, 사실 저도 AI는 잘 모르다 보니 그냥 저희 같은 웹 개발자는 ‘우왕… 신기하다…’ 라고만 생각하며 발표를 들었습니다.

다행히 시간대 별로 웹 세션이 하나씩 있어서, 세션 선택은 크게 고민하지 않고 웹 관련된 것을 골랐습니다.

  • 하나의 코드로 React, Vue, Svelte 등 모든 프레임워크를 지원할 수 있는 CFCs Reactive
  • 눈으로 보며 듣는 음성 기록, 클로바노트 서비스의 웹 기술 톺아보기
  • UI 빌더를 지탱하는 레고 블록 같은 아키텍처 만들기
  •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스마트에디터의 도전
  • GraphQL 잘 쓰고 계신가요? (Production-ready GraphQL)
  • SSR환경에서의 Micro-Frontend 구현과 퍼포먼스 향상을 위한 캐시전략

개인적으로는 클로바노트, UI 빌더 세션을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다만…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풀로 세션을 듣다 보니까 너무 피곤하더라구요. 😓 집에 오자마자 거의 뻗다시피 했습니다.

발표

큐시즘 공덕역 근처에 있는 서울창업허브에 가서 발표했다. 경기도민에겐 넘 멀었다…

이후에는 큐시즘(KUSITMS)이라는 대학생 연합 동아리에서 강연 요청이 와서 발표를 했습니다. 해당 동아리와 저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는데, 작년에 모교 테크콘서트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시고 초청하고 싶다고 연락을 주신 것이었습니다.

원래 외부 행사에 거리낌 없이 참석하는 성격은 아닌데, 방황하는 어린(?) 대학생들을 도와주고 싶기도 했고 나의 발표 경험치를 쌓는다는 걸 생각해서 수락했습니다. 저번에 발표 자료 만들어둔 것을 거의 재활용하다시피 해서 준비 자체는 어렵지 않았고 발표도 잘 마무리했습니다.

규모는 대충 60~70명 정도의 학생들 앞에서 발표를 했는데요, 현장 발표기도 했고 IT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들이 모여있어서 그런지 다들 엄청 집중해서 들어주셨고 발표 후에도 질문을 많이 해주셔서 뿌듯했습니다.

다양성과 전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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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발표에서 받은 질문 중에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것과 한 분야에 깊게 파고드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좋은가요?’ 라는 질문이 있었는데요, 그때 답변했던 내용을 포스트로 정리하여 작성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프론트엔드 분야를 좁고 깊게 파온 사람으로서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커리어를 쌓아왔는지 한번 정리해 볼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조직 개편

뉴스 뭐 뉴스 기사까지 있었으니…

그렇게 이제 기존 조직에서 반년 정도 시간을 보내며 업무에 대한 감을 하나씩 잡아가고 있었는데… 회사에서 갑작스러운 조직 개편이 예고되어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조직 자체가 반으로 쪼개지는 거라서 같은 팀원 분들과도 생이별(?)을 해야 하다 보니 적잖은 충격을 받긴 했습니다.

저에게는 기존 서비스를 운영하는 조직에 남아있거나, 새로운 조직으로 이동하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고민을 엄청 많이 했는데 누군가는 새로운 조직으로 이동해야 했고… 결론적으로는 제가 새로운 조직으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조직에서는 해외 신사업을 담당하게 됐는데,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무도 그 와중에 없는 게 없는 무한도전

덕분에 팀 빌딩 과정에 처음부터 참여할 수 있었다는 점은 재미있었습니다. 당장 제품이나 서비스가 없다 보니 방향성이나 목표가 쉽게 흔들린다는 점은 어쩔 수 없었지만, 바닥부터 모든 것을 처음부터 구축해 나가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나름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Vim

v Vim 공부

4월에는 Vim 명령어 정리 포스트를 작성했습니다.

사실 예전부터 기회가 될 때 Vim 명령어를 정리해보고 싶긴 했습니다. 저도 자주 쓰는 명령어가 아니면 모르는 것들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예전에 써보았던 Vim 튜토리얼 프로그램인 Vimtutor를 이용해 명령어를 배우는 과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GIF 촬영 시 키보드 타이핑도 보이면 좋을 것 같아서 관련 도구를 찾아보다가 Gifox 를 찾아 유용하게 썼던 기억이 납니다.

SEO

dd SEO 가이드

5월에는 SEO 관련 포스트를 작성했습니다.

글또 8기 운영진 활동 중 SEO 가이드 작성 역할이 있었는데, 저와 현수님이 파트를 나눠 작성한 게시물 중 하나입니다. 저는 기본적인 SEO 지식에다가 저의 기술 블로그 운영 경험을 살짝 섞은 느낌으로 작성했습니다.

새로운 기술적 지식을 정리하기보다는, 기존에 파편화된 개념들을 구조적으로 정리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쏟았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려서 좀 피곤하긴 했는데 그래도 나쁘지 않은 결과물이 나와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독서

인용 내 기준에서 4권도 사실 많이 읽은 편이다

5월에 작성한 독서 포스트를 시작으로 올해는 총 4권의 기술 관련 서적을 읽었습니다.

『그림과 작동 원리로 쉽게 이해하는 웹의 기초』 는 부록 작성에 제 블로그 글이 인용되어서 출판사로부터 감사의 표시로 책을 선물 받아 읽게 된 경우입니다. 책이 얇고 그림이 많은 데다가 설명도 쉽게 되어 있어서 가볍게 읽기 좋았습니다.

『파이브 라인스 오브 코드』 는 회사에서 스터디 용도로 읽어본 책인데요, 예제 프로젝트를 리팩토링 하며 각 원칙이 정리된 구성은 좋았지만 기대했던 내용에 비교해 공감대가 맞지 않았던 점이 살짝 아쉬웠습니다.

『육각형 개발자』 는 한빛미디어에서 책 후원을 받아서 읽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에 별 기대를 하진 않았는데 내용이 은근 탄탄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마치 시니어 개발자를 사수로 두고 직접 옆에서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머지 하나는 『나는 네이버 프런트엔드 개발자입니다』 라는 책인데, 이 책에 대해서는 나중에 별도로 포스트를 작성하려고 합니다.

소스 맵

소스맵

6월에는 소스 맵의 동작 원리 대한 포스트를 작성했습니다.

사실 포스트 작성할 주제가 없어서… 국밥처럼 든든한 web.dev 사이트를 뒤져보다가 소스 맵에 대한 포스트를 발견하고 그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사실 소스 맵을 개발 과정에서 많이 사용하긴 하지만 그 동작 원리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간단하게(?) 동작하길래 약간 의외였습니다.

이력서 스터디

이력서 한 달 동안 빡----세게 진행한 스터디였다

7월에는 이력서 스터디를 진행한 후기에 대해 작성했습니다.

사실 저는 블로그에 공개적인 자기소개 페이지를 리뉴얼하고 싶었는데, 혼자서 하려니까 동기 부여가 잘 안 돼서… 억지로라도 하려고 스터디를 만들었습니다. 목표는 거창하게 한 달 동안 두 번의 피드백 사이클을 돌면서 각자의 이력서를 완성시키는 것이었습니다.

평소처럼 포스트도 쓰면서 스터디를 진행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매우 힘든 여정이었지만, 오랜 희망이었던 자기소개 페이지 리뉴얼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완성된 자기소개 페이지는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프콘

인프콘 사람이 넘넘 많았지만 볼 콘텐츠가 많았다

올해 두 번째 참석한 컨퍼런스인 인프콘입니다. 8월 15일 광복절에 진행해서 여유롭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티켓팅이 빡세다고 들어서 원래는 갈 생각이 딱히 없었는데, 발표자 찬스를 통해 무료 티켓을 구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도 편하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아래와 같은 세션을 들었는데요.

  • 왜 구글 시니어 개발자는 코딩을 안할까?
  • Hello, Interactive Developer: WebGL로 아트코딩 하기
  • 팀플레이어 101: 팀의 성공을 위해 달리는 메이커 되기
  • 함수형 프로그래밍 3대장 경험기: 클로저, 스칼라, 하스켈
  • SSR의 기쁨과 슬픔: 렌더링의 변화의 흐름을 통해 알아보는 SSR과 Streaming SSR

데뷰와 비교했을 때 네임드 개발자 분들이 더 많이 계셔서 그런지 들어보고 싶은 세션은 인프콘이 더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 WebGL, 함수형 프로그래밍 세션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사실 오전 세션은 스킵하고 오후에 천천히 가서… 😅 체력적으로도 훨씬 편하게 컨퍼런스를 즐길 수 있었고, 행사장에서 아는 분들도 우연히 만나서 더 반가웠습니다.

글또 프론트엔드 반상회

반상회 끝날 때 찍은 단체 사진

9월에는 글또에서 직군 별 컨퍼런스인 반상회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했습니다.

컨퍼런스 콘셉트 기획, 날짜와 장소 선정, 발표자 서포트, 콘텐츠와 굿즈 제작 등등… 행사 진행에 대한 모든 것을 총괄했습니다. 행사 기획과 진행은 처음 해보는 거라 준비 과정은 많이 어설펐지만 그래도 40명 정도의 참석자를 모아서 행사를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여러 가지 불운(?)이 겹치는 바람에 행사 기간이 많이 밀려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한번 행사 기획을 해보고 나니까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황금 연휴

거제도 여기 옥상에 있는 고급 객실을 회사 덕에 아주 저렴하게 다녀왔다

10월 말까지는 다른 외부 활동을 하지 않고 쉬는 데 시간을 많이 보냈습니다. 그래서 사실 올해 글 개수가 많이 없…

마침 이번 추석 연휴가 길었어가지고 본가에 내려가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운 좋게도 연휴 때 회사 휴양시설에 당첨돼서 거제도에 있는 리조트를 다녀왔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부모님께서 많이 좋아하셨습니다. 😂 덕분에 효자 행…

휴가도 끼워 쓰면서 2주 정도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쉬었는데요, 역시 푹~ 쉬고 나니까 다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종종 개발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쉬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좋은 것 같습니다.

글또 9기와 운영진 활동

운영진 글또 9기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11월에는 글또 9기가 시작해서 다시 또 열심히 포스트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수는 올해 11월부터 내년 4월까지 활동하는데요, 참석 인원은 340명에서 450명으로, 운영진은 20명에서 26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번에도 운영진 활동은 함께 하고 있고 이전처럼 슬랙 봇을 이용한 자동화 작업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8기가 끝난 이후로부터 글을 안 써버릇하다 보니 올해는 블로그를 거의 3개월이나 방치해 두었습니다. 😢 몸은 편했지만 양심 상의 가책(?)이 느껴져서 글또 9기 시작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는데요, 그래서 11월부터는 다시 글쓰기 루틴을 되돌리려고 노력 중입니다.

버그 추억팔이

버그 라고 쓰고 AWS 컨트리뷰터 된 썰이라고 읽는다

글쓰기 루틴을 정상화할 겸 12월에 작성한 글입니다.

아직까지도 기억나는 인상 깊었던 버그 해결 경험 하나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벌써 2년 전 일인데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걸 보니… 당시에 얼마나 고통받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

내용을 이해하려면 WebRTC를 설명할 수밖에 없어서, 배경 지식이 없더라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포스트를 쓸 때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제주도 여행

제주도 눈이 너무 와서 비행기 결항 날 뻔했다

연말에는 3박 4일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비수기라서 항공편이 엄청 저렴하더라구요. 왕복에 단돈 9만 원!

원래는 여행 계획을 꼼꼼하게 짜는 편인데요, 이번에는 무계획으로 다녀왔습니다. 그냥 근처에 있는 곳 가보고 먹고 싶은 대로 먹고… 그런 식으로 다녀왔는데요, 계획 짜느라 머리 아플 일 없어서 좋았습니다. 지금까지 갖고 있던 여행관이 바뀔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눈 이거 받고 똥줄 탔다

이번 여행에서는 눈이 역대급으로 많이 와서 비행기가 결항될 뻔 한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폭설과 우박이 쏟아져서 이틀 동안 비행기가 못 뜨는 바람에, 저희 비행기도 결항이 날 뻔했는데요. 운 좋게도 제가 탈 항공편의 이륙 3시간 전부터 눈이 그친 덕분에 다행히 제 시간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올해를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사회인으로서 한 걸음을 내디딘 한 해

ㅇ 올해 가장 맘에 안 드는 부분. 잔디가 머리카락이었다면 이미 탈모다.

회사에서의 나와 개인으로서의 내가 무난하게 성장했던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졸업 후 회사를 온전하게 1년 다니기도 했고, 운동이나 발표 등 나름의 도전(?)을 해보았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회고를 적다 보니 회사에서의 업무 말고도 개인적으로 한 일들이 꽤 많았네요.

다만 기억에 남을만한 이벤트들을 능동적으로 만들어내진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특히 깃허브 컨트리뷰션 그래프가 올해는 너무 빈약하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

새해 목표 다짐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굳이?” 싶은 것들을 찾아서 도전해 보기

글또 운영진 회의를 하다가 들은 이야기인데 인상 깊어서 내년의 목표로 삼아보았습니다.

가장 큰 목표는 도전에 대한 심리적 저항성 낮추기입니다. 인정하기 싫지만 저는 익숙하고 편한 것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종종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데에 다소 소극적인 태도로 접근할 때가 있는데요, 가끔은 이 때문에 좋은 기회를 놓치기도 합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데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보려고 합니다.

또한 인생에 대한 가치관을 좀 더 깊게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제 MBTI는 ISTJ다 보니 효율적이고 생산적이며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인지 논리만으로는 정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들을 마주치면 쉽게 답을 내리지 못하는 편인데요, 언젠가부터 인생의 모든 것에서 이성적인 판단을 추구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내년에는 스스로에게 철학적인 질문을 많이 던져보고 싶고, 이를 통해서 개발자라는 직업을 떼어놓더라도 나의 삶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가져보았습니다.

구체적인 목표는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 철학적인 고민을 더 많이 하기
  • 시간 관리는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
  • 도커, 쿠버네티스 등 인프라 관련 공부하기
  • 운동, 운전 연수, 해외여행 가기
  • 블로그 테마 오픈소스로 공개하기
  • 개발 유튜브 채널 운영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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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종윤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입니다. 온라인에서는 재그지그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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