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
에세이 •  • 읽는데 19분 소요

나의 청춘을 함께한 커뮤니티, 글또를 졸업합니다

2019년부터 함께한 글 쓰는 개발자 커뮤니티, 글또를 마무리하며 쓰는 회고입니다.

#Retrospect


히로시의 회상 글또와 함께 성장한 내가 주요 글감이 될 거라 히로시의 회상을 BGM으로…

2019년부터 함께 했던 글 쓰는 개발자 커뮤니티 글또가 올해 3월, 10기를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활동을 마무리했습니다. 햇수로 7년이라는 시간, 제 개발 인생의 거의 90%를 함께했으니 꽤 오랜 시간 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깊은 인연이었죠.

글또가 10기로 종료된다는 소식은 이미 공공연히 알려져 있었기에 막상 끝났을 때 감정의 동요가 크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정들었던 학교를 졸업하는 것처럼 시원섭섭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돌이켜보면 처음 글또에 참여했을 때 남다른 마음가짐이 있었습니다.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만난다는 호기심, 누군가 나의 글을 읽고 알아봐 줬으면 좋겠다는 기대감, 이직한 회사에서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 당장 한 사람의 몫을 해내고 싶다는 절박함…

이런 노력이 반드시 성공적인 커리어로 이어질 것이라는 강한 믿음으로 자기소개를 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흘러 이제는 사회에서 어느 정도 자리도 잡았고 한 분야의 엔지니어로 인정받게 된 지금, 그때의 간절함이 떠올라 감회가 새롭네요.

글또를 한 마디로 정의하라면 정말 많은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나의 꿈, 나의 커리어, 나의 성장, 나의 열정, 나의 러닝 메이트, 나의 20대… 이것들을 한꺼번에 담을 수 있는 단어로 표현하자면 나의 청춘 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지금의 저를 만드는 데 큰 영향을 준 글또의 마무리를 기념하고, 함께했던 소중한 추억을 발판 삼아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기 위해 이번 회고를 시작합니다. 이 글이 저처럼 글 쓰는 개발자 커뮤니티 글또를 궁금해하셨던 분 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글또에 참여하게 된 계기

혼자는 외로워 혼자는 외로워

저는 개발 블로그를 시작하면서부터 함께 글 쓰는 커뮤니티 에 대한 막연한 갈증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2018년 7월, 처음 기술 블로그를 개설하고 1년간 16개의 글을 꾸준히 발행했습니다. 내용을 잘 정리한 덕분에 포트폴리오의 역할도 겸했고 이직 과정에서 도움을 받기도 했으니, 분명 블로그 활동은 저에게 긍정적인 경험이었죠.

하지만 글을 쓰는 과정은 늘 외로웠습니다. 방구석이나 집 근처 카페에 틀어박혀 밤늦도록 씨름한 끝에 글 하나를 완성하고 발행 버튼을 눌러도, 마치 메아리 없는 외침처럼 아무런 반응이나 피드백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내 경험과 시간을 담아 힘들게 쓴 글이 그저 인터넷 세상 어딘가에 떠다니는 데이터 쪼가리(?)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처럼 꾸준히 기술 블로그를 쓰는 사람이 또 있을까?’, ‘이런 사람들이 모여 서로 격려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하는 모임은 없을까?’ 이런 고민들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점점 지쳐가던 저는 자연스레 개발자들이 모여 글을 쓰는 커뮤니티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글또라는 커뮤니티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이미 진행 중인 기수가 있어서 당장 참여할 수는 없었지만, 글또 그룹에 제가 쓴 글들을 공유하며 다음 기수가 열리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이것이 제가 글또와 인연을 맺게 된 첫걸음이었죠.

글또 3기 - 첫 만남

역삼 2019년 9월, 역삼 자취방 근처의 북카페에서

그렇게 저는 2019년 7월부터 12월까지 글또 3기 멤버로 정식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글또 합류를 간절히 기다렸던 만큼 기대가 컸던 시기였죠.

글또의 운영자이신 성윤님께서는 첫 제출 글은 다짐글을 권장하셨고, 이에 따라 저는 지난 1년간의 기술 블로그 활동을 돌아보는 『개발 블로그 1년 째, 나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글을 첫 글또 글로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6개월의 활동 기간 동안 저는 총 11개의 글을 작성하며 꾸준히 기록을 이어나갔습니다.

3기 때 썼던 글은 회사에서 새롭게 배운 지식사이드 프로젝트 위주로 작성했습니다. IT 산업기능요원으로 두 번째 회사에 이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거든요. 새로운 환경에서 배울 것들이 정말 많았고, 야근도 잦았지만 신기하게도 개발에 대한 열정과 체력이 넘쳐나던 시기였습니다. 그때의 저는 팔팔한 스물네 살이었거든요… 😇

물론 힘들고 지친 날도 있었지만, 회사에서의 동료들이 기술 블로그를 운영하는 저를 많이 응원하고 격려해 주셔서 더욱 힘이 났던 것 같습니다. 그 덕분에 글을 쓰고 공유하는 것이 즐거웠던 기억이 나네요.

3기 활동을 하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들을 잠깐 소개해보자면요.

  • 처음으로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해 봤습니다. 내향적인 성격이었던 제가 큰 용기를 낸 것이었죠. 온라인으로만 소통하던 분들을 실제로 만나 함께 이야기 나누고 서로의 글에 대해 피드백했던 시간이 제게 큰 동기 부여가 되었습니다. 멋진 회사에 다니는 분들이 많아서 ‘나도 언젠가는 저런 회사에 갈 수 있을까?’ 하고 내심 부러워했던 기억이 나네요.
  • 사이드 프로젝트를 2개 진행했습니다. 하나는 Vue.js 기반의 크롬 확장 프로그램을 만든 것, 나머지는 곽철용 짤 생성기 입니다. 곽철용 짤 생성기는 아직까지 제 깃허브의 리포지토리 스타 수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
  • 기수 중간에 훈련소를 다녀왔습니다. 그 후기도 블로그에 올려두었죠. 성윤님께 미리 말씀드려 제출 패스를 예약하고 다녀왔지만, 훈련 후 돌아와서 다음 회차 글을 도저히 쓸 엄두가 나지 않아서 눈물을 머금고 미제출을 했던 쓰린 기억이 나네요.
  • 글또 활동 범위를 넘어선 외부 멘토링 경험을 처음 해보기도 했습니다.

글또 4기 - 책 집필 도전

역삼 스타벅스 2020년 4월, 역삼 자취방 근처의 스타벅스에서

글또 3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글쓰기의 즐거움과 커뮤니티의 가치를 깊이 느꼈기에, 2020년 3월부터 8월까지 이어지는 글또 4기에도 참여를 결정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글또가 제가 찾던 글쓰기 자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글쓰기를 위한 기본적인 규칙은 제공하지만 적극적인 오프라인 모임 참여가 필수가 아닌 점이, 저에게는 부담 없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으로 다가왔거든요.

4기 동안 저는 총 10개의 글을 작성했습니다. 하지만 3기 때와는 달리 글감을 미리 충분히 확보해두지 못해, 마감일이 다가올 때마다 소재를 짜내느라 유독 힘들었던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때마침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시작되어 모두가 혼란스럽고 오프라인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외부 경험을 통해 새로운 글감을 얻는 것도 쉽지 않았던 시기였죠.

이때도 글쓰기 자체에 대한 열정은 있었지만, 무엇을 쓸까 가 큰 숙제였습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창의적인 소재를 찾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보았고, 그래서인지 4기 때 작성한 글들은 적극적인 오픈소스 활동 경험,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 트렌드 분석, 그리고 독창적인 비유를 활용하는 시도가 돋보이는 글들이 많았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글로 『JavaScript 번들러로 본 조선시대 붕당의 이해』 가 있죠.

4기 활동을 하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들을 잠깐 소개해보자면요.

  • 2년 간의 IT 산업기능요원 복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 글또를 함께한 찬규님의 제안으로 개발자로서의 성장 과정을 에세이로 집필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출판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는 혼자서는 엄두도 못 냈을 일이었지만 글또라는 커뮤니티의 다른 분들과 함께했기에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 당시 글또 4기를 함께 하고 있던 수빈님과 같은 팀으로 일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글또 5기 - 이직과 복학

역삼 스타벅스 2020년 11월, 해변이 보이는 강릉의 한 카페에서

글또 5기는 2020년 11월부터 2021년 5월까지 활동했습니다. 이 시기는 제 인생에서 두 가지 큰 변화가 동시에 일어났던 때입니다. 바로 반려동물 모니터링 서비스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의 이직대학교 복학이었죠.

저는 인원이 한 자리 수 규모인 작은 스타트업에 합류하게 되었고, 상대적으로 시니어(?) 개발자가 되었기에 할 수 있는 일들이 정말 많았고 그만큼 책임감도 컸습니다. 동시에 학교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CS 지식들을 배우며 개발 역량을 넓혀갔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회사와 학교를 병행하는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글또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며 총 11개의 글을 작성했습니다.

이때 쓴 글들은 주로 새로운 스타트업 환경에서의 경험과 도메인 지식, 그리고 복학 후 학교에서 배운 CS 지식을 다루는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에서 조직 문화를 만들어나간다는 것』 이라는 글은 당시 제가 회사에서 느끼고 고민했던 바를 잘 담고 있어 기억에 남습니다. 이 시기는 코로나19가 여전히 극성이었고, 학교 복학으로 인해 다른 글또 멤버들과의 오프라인 커피챗 등은 이전보다 많이 하지 못했습니다.

5기 활동 중 기억나는 에피소드들을 몇 가지 소개해보자면요.

  • 친구와 함께 강릉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당일에 친구가 몸이 안 좋다는 이유로 홀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혹시 몰라 노트북을 챙겨 온 덕분에 카페에서 글또 제출 글을 썼던 경험이 있습니다. 여행지에서 노트북을 펴고 글쓰기에 집중했던 특별한 추억입니다.
  • 복학 후에는 글또 마감일이 시험 기간과 겹칠 때가 있었습니다.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 와중에 글까지 써야 해서 유독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글또 6기 - 취준생

역삼 스타벅스 2021년 9월, 부산 본가 근처의 한 카페에서

글또 6기는 2021년 8월부터 2022년 1월까지 활동했습니다. 이 시기는 제 인생에서 취준생 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모든 에너지를 한 곳에 쏟아부었던 때입니다. 6월부터는 일과 학업 병행의 어려움으로 퇴사를 결정하고, 오롯이 취업 준비에만 몰두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취업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생긴 만큼, 글쓰기의 방향도 자연스럽게 바뀌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CS 지식과 코딩 테스트 공부에 할애하며 글또에도 이와 관련된 내용들을 많이 공유했습니다.

이 시기 동안 총 10개의 글을 작성했고, 그중 『레스토랑에 비유해서 알아보는 운영체제』 와 같은 글들이 대표적입니다. 당시 저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이 여전했던 시기에 부산 본가에 머무르며 공부하고 있었기에, 글또 멤버들과의 오프라인 커피챗 등은 이전보다 더욱 활발하게 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6기 활동 중 기억나는 에피소드들을 몇 가지 소개해보자면요.

  • 이전에 같은 회사를 다녔던 찬주님께 글또를 소개해드리고 초대했습니다.
  • 글또 4기 때부터 집필을 시작했던 책이 드디어 출간되었습니다! 책이 나왔다는 핑계로 오랜만에 많은 분들을 만나 인사를 드리고 직접 책을 선물하며 기쁨을 나눴습니다.
  • 오랫동안 준비했던 네이버 공채에 최종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뛸 듯이 기뻤던 기억이 가장 강렬하게 남아 있습니다.
  • 글또 6기가 끝난 이후에는 블로그를 Jekyll에서 Gatsby로 마이그레이션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공부를 겸하며 진행한 프로젝트라 개발 과정에서 많이 헤맨 기억이 나네요.

글또 7기 - 운영진 시작

역삼 스타벅스 2022년 8월, 컬리 본사에서 글또콘 진행할 때

글또 7기는 2022년 5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이 시기는 제가 대학교 4학년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곧이어 네이버에 입사하며 사회생활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던 중요한 전환기였습니다.

7기부터는 운영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6기가 끝난 후 성윤님께서 직접 운영진 모집 글을 올리셨는데, 4년간 글또에 참여하며 글쓰기 습관과 기본기를 쌓아왔기에 이제는 커뮤니티에 본격적으로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커뮤니티에 제가 받은 만큼 보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운영진이라고 생각했죠.

7기 동안 저는 총 10개의 글을 작성했습니다. 취업 준비 과정에서 시간 제약으로 인해 미처 깊이 다루지 못했던 CS 지식들을 정리하거나, 새로운 소재를 찾기 위해 평소 당연하게 넘겼던 개념들에 대해 파고들어 글을 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글쓰기 자체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던 시기였기에, 7기 활동 중에는 『기술 글쓰기를 통해 개인 브랜딩을 구축하는 나만의 방법』이라는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7기 활동 및 운영진으로서 기억나는 에피소드들을 소개합니다. 이 시기부터는 코로나로 인한 제한이 점점 풀리면서 모각코와 커피챗 등 오프라인 모임에 다시금 활발하게 참여했던 기억이 납니다. 성윤님께서는 이때부터를 글또의 르네상스 시기 라고도 말씀해 주셨는데 그 시기를 운영진으로 함께 보내어서 기쁘네요.

  • 운영진 참여를 고민하며 ‘어떤 것을 기여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마침 커뮤니티 내 익명 메시지 전송 봇에 대한 수요가 있어 직접 대나무숲 슬랙 봇을 제작했습니다. 온라인 OT에서 성윤님이 봇을 소개해주셨을 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부끄럽기도 하고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 7기는 글또 커뮤니티의 비전을 새롭게 정의했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엄격한 기준을 세우려는 T 성향의 저와 따뜻한 마음을 강조하신 F 성향의 성윤님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었지만, 성윤님은 제 의견을 존중해 주셨습니다. 되돌아보면 성윤님의 부드러운 리더십과 따뜻한 마인드 덕분에 글또가 더 많은 멤버를 포용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저는 리더보다는 리더를 서포트하는 역할이 더 잘 맞는다는 것을 배운 시기이기도 합니다.
  • 글또의 첫 공식 오프라인 컨퍼런스인 글또콘이 열렸고, 당일에 행사 진행 스태프로 참여했습니다. 이때 ‘나도 언젠가 글또콘에서 발표해봐야지’ 하고 막연히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 대학교 친구인 준호와 함께 글또 활동을 이어갔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 8명 규모의 운영진이 구의에 있는 성윤님 개인 작업실에 옹기종기 모여 운영 회의를 진행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마지막 운영진 모임 때는 성윤님께서 포르투갈에서 사 온 잼을 나눠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글또 8기 - 자동화 크루

자동화 2023년 1월, 강남 트레바리 라운지에서 자동화 크루와 첫 만남

글또 8기는 2023년 2월부터 7월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이 시기는 네이버 지식iN 팀에 입사하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가던 중, 예상치 못하게 신규 부서로 팀을 옮기며 혼란스러움을 느끼기도 했던 때입니다. 갑작스러운 전배였지만 다행히 회사 업무가 초반에는 비교적 여유가 있었고, 덕분에 글또 활동과 커뮤니티 운영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있었습니다.

8기 동안 저는 총 10개의 글을 작성했습니다. 지식iN 팀에서 동영상 DRM이라는 복잡하지만 흥미로운 도메인 지식을 접하게 되었고, 이를 깊이 파고들어 정리한 글이 이 시기의 대표적인 글로 자리매김했는데, 그 글이 바로 『그 많은 OTT 콘텐츠는 어떻게 웹에서 재생될 수 있을까』입니다. 이 때는 새로운 업무 지식을 글또 제출 글로 작성하며 기록과 성장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나네요.

8기 활동 및 운영진으로서 기억나는 에피소드들을 소개합니다. 이 시기는 코로나 제한이 더욱 완화되면서 오프라인 커피챗 참여율이 이전 기수들에 비해 더 높아졌던 시기여서 글쓰기 외에 사람들과의 교류에서도 활력을 얻었습니다. 또한 글또 커뮤니티 자체에 많은 변화와 새로운 시도가 있었던 때입니다.

  • 글또의 내부 구조를 재정비하며 글또 세계관을 구축했습니다. 기존 조별 활동을 위한 코어 채널 외에 같은 직무끼리 모여 소통하는 빌리지 채널을 도입했고, 이를 바탕으로 직무별 오프라인 모임인 반상회가 탄생했습니다.
  • 글또 운영진 내에서도 역할 별로 크루를 나누게 되었고, 저는 대나무숲 슬랙 봇을 개발한 경험을 살려 자동화 크루를 이끌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은찬님께서 또봇이라는 자동화 봇을 개발해 주신 덕분에 그동안 수동으로 처리했던 많은 운영 작업들이 자동화 및 DB화 되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파생 작업들이 가능해져 운영 효율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 대나무숲 서버를 호스팅 하고 있던 Heroku가 유료 플랜을 종료하면서 강제로 AWS Lambda로 마이그레이션하게 되었습니다. 이 경험은 글또 8기의 첫 제출 글의 주제로 잘 사용했죠.
  • 글또 내에서 처음으로 스터디를 기획하고 진행했습니다. 『개발자를 위한 이력서 스터디 진행 후기』 글에도 남겼는데, 빡빡한 일정으로 힘들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스터디 방식은 이후 글또 내에서 다양한 파생 스터디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 저는 8기의 프론트엔드 반상회 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오프라인 행사 진행에 대한 경험치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글또 9기 - 글빼미

자동화 2023년 11월, 강남 돈룩업에서 자동화 크루 시작을 기념하며

글또 9기는 2023년 11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이어졌습니다. 이 시기는 회사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다소 지지부진해서 개인적으로는 노잼 시기를 겪고 있었던 때입니다. 회사 업무는 기술 프로토타이핑 위주로 개발이 진행되다 보니 실제 완성된 결과물을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습니다.

회사 업무에서는 직접적인 글감을 얻기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9기 동안 저는 총 8개의 글을 작성했습니다. 글의 주제는 개발하면서 당연하게 여기고 놓치고 있던 기본적인 개념들을 다시 파고들어 정리하거나, 주변 동료들을 관찰하며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글로 『개발자가 문제 해결 과정에서 마주치는 어려움의 유형 3가지』가 있습니다.

9기 활동 및 운영진으로서 기억나는 에피소드들을 소개합니다. 운영진 활동은 8기에 이어 9기에도 자동화 크루에 속해 활동했습니다.

  • 9기에는 운영진 규모가 기존 10명대에서 20명대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저는 다소 보수적인 태도였는데, ‘많은 사람들이 온 만큼 끈끈한 유대가 잘 될까?’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이는 기우였습니다. 운영진에 참여하신 분들 모두 열정이 넘치는 분이셨고 크루로 역할을 잘 분배한 덕분에 운영 역시 매끄럽게 진행되었습니다. 이 경험 덕분에 이후에는 운영진 규모가 커지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습니다.
  • 이 과정에서 성윤님이 말씀해 주신 운영진을 참여하는 마음가짐(회사 일처럼 하지 말고 재밌게 하자 / 많은 것을 하기보다는 하나를 잘 끝내보자 / 힘들면 언제든 쉬고 돌아와도 괜찮다)을 다시금 배우며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T 성향의 제가 운영자였다면 결과 중심으로 업무를 할당했을 텐데, 성윤님의 마인드처럼 자발적인 활동은 열정 있는 사람들이 느슨하게 결합했을 때 모두가 즐겁게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9기에 참여하면서 제가 이룬 성과는 제출 글 검수 자동화 도구인 글빼미를 본격적으로 개발하고 외부에 공개한 것입니다. 기존에는 글또의 최소 글자수 1000자 검수를 성윤님께서 수동으로 하고 계셨는데, 이것이 너무 비효율적이라 느껴 자동화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마침 회사에서 E2E 테스트 도구인 Playwright를 써본 경험이 있어 이를 활용해 개발했고, 8기 운영진 내부 테스트를 거쳐 사용자들이 이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여 외부에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 글빼미의 탄생 배경입니다.
  • 사내 글또 멤버들을 위한 네이버만나또 라는 소모임을 운영했습니다. 같은 회사에 다니면서 글또를 하는 분들과 회사 안에서 커피챗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고, 덕분에 몇몇 분들과 오프라인으로 만나 교류했습니다.
  • 데일리 크리에이또 라는 소모임도 운영했습니다. 데일리 크리에이티브 라는 책을 매일 한 바닥씩 읽고 느낀 점을 공유하는 소모임을 시도했지만… 아쉽게도 꾸준히 진행하지 못하고 흐지부지되었습니다.
  • 9기 프론트엔드 반상회에서는 기술 블로그를 위한 SEO 라는 주제로 오프라인 발표를 했습니다. 이를 통해 발표자, 진행자, 참여자 포지션으로 한 번씩 컨퍼런스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글또 10기 - 큐레이션 크루

MT 2024년 10월, 운영진 MT를 간 대성리에서

글또의 마지막 공식 활동 기수인 10기는 2024년 9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이 시기는 회사 업무에 아주 열정적으로 몰두하며 바쁘게 보냈던 때가 있었는가 하면, 갑작스러운 번아웃에 빠져 무기력함을 동시에 경험하기도 했던 격동의 시간이었습니다.

이러한 개인적인 상황은 글또 활동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10기 동안 총 9개의 글을 작성했고, 이 시기에 작성한 글은 업무에서 얻은 지식과 감정을 정리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과 도움을 경험을 위주로 작성했습니다. 대표적인 글로는 제가 직접 겪었던 번아웃을 솔직하게 풀어낸 『어느 날, 무기력이 찾아왔다』가 있습니다. 힘든 시기가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글 제출을 놓지 않으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기록하려 노력했습니다.

10기 활동 및 운영진으로서 기억나는 에피소드들을 소개합니다. 운영진의 규모는 30명대로 더욱 커졌고 이 덕분에 글또 내부에는 이전 기수에 없었던 수많은 시스템들이 새로 생겼던 시기입니다. 글또의 마지막을 장식하며 운영진의 일원으로서 중요한 변화와 성과를 만들어냈던 시기입니다.

  • 운영진 조직 구조에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기존에는 기능 조직으로 움직였던 크루 대신 특정 목표 달성을 위한 목적 조직으로 전환을 시도했습니다. 이는 자동화 크루가 자동화 시스템 개발이라는 기능에는 충실했지만, 각자의 개발 목적이 달라 끈끈한 유대감이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 저는 새롭게 큐레이션 크루에 합류하였습니다. 기존에 개발했던 슬랙 봇의 개발 및 유지보수도 진행하면서 2주마다 40여 개의 글을 읽고 뛰어난 글을 선정하는 큐레이션 업무도 동시에 수행하는 등 여러 역할을 병행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 큐레이션 크루에 합류한 이유는 9기 때 개발하고 있던 글빼미와 더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크루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큐레이션은 좋은 글을 선정하는 것이 주목적이므로 좋은 글과 아쉬운 글에 대한 평가 기준을 세우는 것이 역할입니다. 이는 곧 좋지 않은 글을 판단하기 위한 글빼미의 목적과 잘 일치한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9기부터 개발했던 글빼미에 LLM을 이용한 피드백 제공 기능을 추가한 것은 10기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입니다. 지훈님과 협력하여 이 기능을 구현했고, 글쓴이에게 더 풍부하고 개인화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성윤님께서 오랫동안 이야기하셨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또한 LLM 피드백 강도를 설정하는 기능도 추가하며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려 노력했습니다.
  • 회사 내 글또 멤버들과의 교류가 즐거워 네이버만나또 소모임을 더욱 주도적으로 진행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인 모임을 주최했고, 사내에서만 5번 이상 커피챗을 가지며 동료들과의 끈끈함을 다졌습니다.
  • 10기 프론트엔드 반상회에는 일반 참여자로 참석하여 글또 멤버들과 교류를 이어갔습니다.

글또가 나에게 미친 영향

러닝메이트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해 어디로 가야할지 방황하던 나를 이끌어준 커뮤니티

햇수로 7년, 제 개발 인생의 대부분을 함께한 글또는 저에게 정말 많은 의미와 소중한 가치를 남겼습니다.

가장 먼저 꾸준히 글을 쓰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되어주었습니다. 보증금이라는 제도와 다른 사람과 함께 글을 쓴다는 경험이 저의 글쓰기 여정을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만들어줬거든요. 사실 언젠가부터는 글 쓰는 행위가 익숙해지면서 글쓰기가 관성적으로 느껴지던 순간도 있었고, 제가 글을 쓰는 근본적인 태도나 마음가짐에 대해 깊이 성찰하지 못했던 점은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으로 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또라는 시스템 덕분에 멈추지 않고 계속 쓸 수 있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글또는 또한 제 커리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중요한 발판이 되어주었습니다. IT 산업기능요원으로 처음 복무를 시작하고 지금의 이 자리에 오기까지 글또가 제공한 함께 글쓰는 환경과 그 안에서의 경험들이 큰 도움이 되었거든요.

글또라는 환경 속에서는 저는 혼자였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다양하고 값진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글또는 글을 제출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사람들과의 커피챗을 통해 교류할 수 있고, 다양한 스터디와 모임이 열리고, 성장을 장려하는 여러 이벤트가 열리는 공간이었습니다. 또한 운영진으로 참여하면서 슬랙 봇 개발로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고, 반상회와 글또콘 등 여러 행사를 운영진으로서 준비하고 진행했고, 다른 멤버들의 글을 읽고 피드백하는 큐레이션 업무를 맡고, 회사 동료들과 사내 모임을 만드는 등 개발 외적으로도 정말 다양하고 의미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죠.

무엇보다 글또를 통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얕고 넓게, 때로는 깊고 좁게 형성된 인맥들은 제 삶의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모두 자신의 일과 글쓰기에 열정 넘치는 분들이었기에 그분들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저 역시 긍정적인 자극을 많이 받고 동기 부여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글또의 운영자이신 성윤님의 따뜻한 마음씨와 리더십에 대한 존경 입니다. 성윤님은 글또의 목적이 따뜻한 커뮤니티임을 늘 강조하셨고, 결국 사람이라는 본질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냉철하고 딱딱한 규칙 기반보다는 따뜻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개개인의 의사와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명확한 결단력을 보여주시는 모습에서 커뮤니티 리더로서의 진정한 가치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종종 ‘내가 성윤님의 나이였을 때 나는 어떤 생각을 하며 살고 있었는가? 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사실 그때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성윤님의 결정처럼 생각하고 행동하지 못할 것 같아서 더 존경스럽더라구요.

성윤님이 계셨기에 글또가 10기까지 이어지며 수많은 개발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글또 활동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깨달음 중 하나는 따뜻하고 열정 있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이면 정말 어떤 일이라도 즐겁게 해낼 수 있다는 값진 자신감입니다.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앞으로도 제 삶에 중요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글또 이후의 나

노을 초심을 잃지 말자

사실 7년이라는 시간 동안 꾸준히 글을 써왔지만, 아직까지도 글쓰기는 여전히 어렵다 고 느끼곤 합니다. 기술적으로 내용을 풀어내는 능력은 분명 늘었지만, 써야겠다 는 마음을 먹고 책상에 앉기는 여전히 어렵더라구요. 😓

그 원인으로는 나이가 들고 개발 외에도 신경 써야 할 일들이 많아지면서 예전만큼 글쓰기에 집중하기 어렵게 된 점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글또라는 함께 쓰는 환경 이 있었기에 그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이겨내고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렵다, 어렵다 말은 하지만 또 막상 책상에 앉으면 깊게 몰입하여 글을 쓰곤 합니다. 이는 무언가에 진정으로 몰두해서 성공을 이뤄낸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겠죠.

글또의 공식 활동은 마무리되었지만, 글쓰기 습관까지 놓치는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는 글또의 비활동 시즌처럼 한 달에 하나 정도의 포스트를 쓰는 것을 목표로 삼으려 합니다. 회사 업무가 바쁘다는 핑계로,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를 성장시키고 지금의 저를 있게 만든 소중한 글쓰기 습관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다짐입니다.

지금은 글또 내에서 공식 활동 마무리를 기념하는 행사를 기획하여 진행 중입니다. 이 마무리 행사와 관련된 후기 글도 작성해 볼 예정이구요. 시간적 여유에 쫓겨 작성하지 못했던 몇 가지 기술 주제들도 올해가 가기 전까지는 작성할 예정입니다. 또한, 글또를 통해 만난 소중한 인연들, 특히 마지막 10기를 함께 했던 분들과는 앞으로도 꾸준히 교류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마무리

졸업 저 글또에서 졸업합니다!

글또를 함께한 은찬님께서는 글또를 1단 로켓에 비유한 회고글을 작성해주셨습니다. 이 비유를 보자마자 참 멋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1단 로켓은 비록 제 역할을 다한 후 분리되지만 그 덕분에 2단, 3단 로켓이 더 높이 날아갈 수 있는 것처럼 글또는 많은 사람들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발판이 되는 커뮤니티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것보다 더 찰떡같은 비유는 없는 듯 해서 한 번 인용해보고 싶었어요.

저는 이제 글또로부터 졸업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처럼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어둡고 불확실했던 나의 커리어를 비추어주고 혼자서도 잘 나아갈 수 있을 만큼 나를 성장시켜 준 것에 대해 고맙고 후련한 마음도 듭니다.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제 성장의 가장 든든한 동반자였던 글또와, 그 안에서 함께했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글또는 이제 공식적인 활동을 마무리하지만, 글또를 통해 얻은 수많은 경험과 소중한 인연들은 제 개발 인생과 삶 속에 계속 남아 빛을 발할 것입니다. 저의 20대 청춘과도 같았던 글또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오래 준비한 완성을 축하하고, 오늘의 새로운 시작을 축하합니다. 서로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친절하시길. 그리고 그 친절을 먼 미래의 우리에게 잘 전달해주시길 바랍니다. 응원합니다. 축하합니다.

- 허준이 교수의 졸업식 축사

참고 자료

이 포스트가 유익하셨다면?




프로필 사진

👨‍💻 정종윤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입니다. 온라인에서는 재그지그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Copyright © 2025, All right reserved.

Built with Gatsby